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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폴 맛집. 홀란드역 일본식 카페에서 수플레 오므라이스


오늘은 금요일...

개강하기 전 말레이시아에 놀러가기로 했지만 아침에 일어나니 폭풍우가 몰아칩니다.

다음에 놀러가기로 하고 저녁을 먹으러 노랑라인의 홀란드 빌리지로...


일본식 카페 "HOSHINO COFFEE" 입니다.



앞에 전시된 음식 모형부터 고독한 미식가에 고로상이 딸기 샌드위치 먹으러 간 에피소드가 생각나네요.

디저트와 커피가 메인이지만 오므라이스나 파스타 등의 간단한 3~4가지 음식을 팝니다.



누가봐도 카페입니다..



짠!

음식 메뉴가 저게 답니다.

파스타 여러 종류와 오므라이스 여러 종류.

파스타랑 오므라이스 중 뭘 먹을까 생각하다가 추천해준 수플레 오므라이스를 먹어보기로 했습니다.



쓱 둘러보니 대부분이 2인용 테이블로서..

커플들이 데이트하러 많이들 오는 곳 같습니다.

분위기 깨서 죄송했네여..



짠~

굉장히 비쥬얼로 압도하는 수플레 오므라이스가 나왔습니다.

옆에 음료는 핸드메이드 스파클링 레몬에이드.

원샷이 가능할 양에 6달러를 받네요 헤헤...;;



비쥬얼이 신선한게 음식이라기보다 조형물에 가까워 보여요.

칼로 반을 가르면 촥 펼쳐지는 일본식 오므라이스가 익숙했다면

요건 그 구름같이 계란을 부풀려서 위에 버터랑 슥슥 섞어먹는 식입니다.



카레는 은근 양이 작아보일 수 있는데

같이간 형 말에 의하면 농축 카레라 다른 흔한 카레들(코코이찌방야 같은..)과는 다르데여.

카레도 맛있고 중간중간 오리고기랑 소고기 큼지막한게 들어있는데 완젼 꿀맛..



어떤 빵 종류중에 저렇게 생긴게 있었는데.. 요크셔 푸딩인가.. 쨋든

버터랑 부셔가지구 밥이랑 커리랑 얹어 먹으면 개꿀맛입니다.

가격이 17.8달러 = 15000원이라 비싼데 비쥬얼이랑 맛 고려하면 괜찮은듯요.

물론 서비스차지랑 세금 포함하면 1인당 2~3만원 잡아야되네여 ㅠㅠ



요즘 많이먹어서 배는 안찼지만

맛은 디따 맛있었습니다.


호시노 커피 홀란드

118 Holland Avenue 2, #02-02, Raffles Holland V, Singapore 278997

오전 11시~오후10시


홀란드 역에 내리면 바로 옆이네요. 위치도 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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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폴에서 떡볶이가 먹고싶어... 두끼 떡볶이 in 클레멘티


외국에 살다보면 다른건 다 익숙해져도 한국 음식만이 그리워 한국에 돌아가고 싶습니다.

떡볶이가 먹고싶어 한국에서 시작한 떡볶이 프랜차이즈 두끼(Dookki)를 찾아갔습니다.

원래 싱가폴 다운타운에 위치한 '선텍시티(Suntec city)'라는 쇼핑몰에 싱가폴 1호점이 있었는데

학교랑 가까운 클레멘티에 2호점이 생겨 고고씽



직원들은 다 한국분이 아니신데 들어가면 거의 내가 행님이 된거 같이

"아녕하세여!"

해줍니다.



한국 두끼는 안가봤지만 비슷한 구조인거 같아요.

단 여기 가격은 평일 저녁 기준 1인당 22불이였습니다. (부가세, 서비스차지 포함)

와우.. 떡볶이 뷔페에 한 사람당 2만원...



맵기 정도에 따라 소스를 만들어 먹습니다.



한눈 판 사이에 같이 간 형이 가장 매운 배합비율로 제조해왔네요.

덕분에 오늘 화장실에서 고생좀 했습니다.



떡 종류 4~5개 있구.. 야채도 많고 특이하게 가장 오른쪽에 보면 닭고긴지 돼지고긴지 주물럭 같은게 있네요.

사람들 보니까 많이 가져가던데 떡볶이에 고기라?... 좀 이상해서 안먹어봤습니다.



튀김도 오징어, 김말이, 어묵 튀김.. 이렇게 있고, 안먹어봤는데 당면이랑 라면사리도 있습니다.

오뎅도 있고 후식으로 볶음밥도 있어서 적당히 하루 정도 굶고 가면

가격값 정도는 하는 듯여..



전통 한국식으로 제조중...



한 두세번 갖다 먹으면서 뽕은 뽑은거 같습니다..

맛있네영



마지막으로 볶음밥까지..

솔직히 볶음밥만 먹으러 와도 됩니다.

볶음밥이 젤 맛있네영



다 먹고나니 위장에 심각한 타격을 받아서 욜레 먹으며 왔습니다.

클레멘티에 새로 생긴 두끼떡볶이.. 괜찮네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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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현지 성당에 가보다


싱가포르에 온 뒤 한인성당에 가봐야지 하고 맨날 생각만 하다가 1년이 흘렀습니다.

며칠 전에 집에서 가까운 곳에 현지 성당이 있다는 얘기도 들었고

이러다가 좀 있으면 한국에 돌아가겠다는 생각이 들어

일요일 저녁 미사를 드리러 찾아가봤습니다.


"CHURCH OF ST MARY OF THE ANGELS"



7시 저녁미사를 알리는 종소리와 함께 들어갔습니다.

예전에 아일랜드에 교환학생으로 있을 때도 현지 성당을 다녀봤고

지구촌 어디나 언어만 다를 뿐 미사 진행방식은 똑같다는걸 알고 있었기에 성큼성큼 갔지만...

성당에 안간지 오래돼 일단 사람들 눈치보며 들갔네요.



얼른 미사가 시작하기 전에 한 컷 찍고 미사에 집중했습니다.

1시간15분 가량 진행됐는데, 아무래도 사람들이 가장 많이 몰리는 일요일 저녁미사라 그랬던거 같아요.

맨 뒤에 앉아서 최대한 사람들 따라하고 노래부르다 (사실 듣기만 함) 왔습니다.


와우... 맨 뒤에 앉아서 신부님 얼굴을 잘 보진 못했는데

영어라 잘 이해도 안됐지만 신부님 목소리에 집중할 수 밖에 없었던게

목소리가 너무 좋으셔서 생전에 마틴 루터 킹 목사님 연설을 들었으면 이런 목소리가 아니였을까 싶습니다 (흑인 신부님이셨음).



막 끝나고 난 모습.

사람들이 족히 3~400명은 되어 보이네요.

성당 분위기도 좋고 시설도 최신이라 좋았습니다.



끝나고 햄버거 먹으러 총총..

저 궁극의 앵거스 고전적인 바베큐 버거를 도전해봤습니다.



ULTIMATE ANGUS CLASSIC BBQ


 

역시 킹버킹은 저를 실망시키지 않았습니다.

개꿀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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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동안 취미로 한 티스토리 블로그의 애드센스 수익

요즘 인터넷으로 하고싶은거 하면서 돈을 번다는 얘기가 많이 들려오는거 같습니다.

제가 블로그를 시작한 계기는 그런 일종의 재테크가 아니였고, 제목에서와 같이 철저한 제 취미와 가까웠기 때문에 애드센스의 존재를 어디선가 듣고 와서 블로그에 설치는 해 두었으나 1년여 동안 수익에 크게 신경쓰지는 않았습니다.


솔직히 블로그는 휙휙 바뀌는 요즘 세상에선 약간 구시대적인 장치같기도 합니다.

요즘은 유튜브가 대세고 (수익에 있어서도..) 저도 해외 생활에 대한 더 개인적인 일상을 공유하기 위해 유튜브를 시작하려고 하긴 하지만 그래도 저와 같이 문과 감성이 남다른 사람들은 아직도 글로서 생각을 전하는게 익숙하긴 하죠. 


이 포스팅은 2017년 5월 경에 첫 글을 시작으로 꾸준히, 그러나 (사람들이 별로 볼거 같지는 않은) 개인적인 글들을 썼던 제 블로그의 애드센스 수익을 밝힘과 동시에 블로그 수익의 각박함?.. 을 알려드리고자 씁니다. 





일상 얘기 혹은 가끔씩 맛집 글을 올리던 블로그의 1년치 애드센스 수익입니다. 

그냥 쉽게 보시면 1년에 100달러 벌었다고 보시면 됩니다. 남은 잔고 $15에 저번 달 드디어 최소 금액이 $100를 채워서 처음으로 돈을 받아봤습니다. 어쨋든 총합 12만원 정도네요.

물론 처음엔 방문자도 적었고 시스템을 잘 몰랐었지만 (사실 지금도 잘 모르겠음), 평균치로 따지면 한달에 만원이였네요.



있는지도 몰랐지만 실적 보고서를 보니 일 평균 페이지뷰 400회 정도가 나오고 광고 노출 수도 2000회 정도가 나왔네요. 물론 페이지뷰가 일정함에도 불구하고 광고를 클릭해야 수익이 나오는 구조이기 때문에 일별 수익은 천차만별입니다. 6월 20일 같이 평소보다 클릭수가 높아 수익이 2000원 가량 났었네요.



티스토리에서 제공하는 방문자 수를 보니 평균 3~400명의 사람들이 찾아와주시고 왜 그러는지는 모르겠으나 가끔씩 비정상적으로 숫자가 높을 때도 있었네요.



일 평균 400명 정도 찾아와주시는 블로그에서 수익이 대략 한 달에 10,000~15,000원이 나옵니다. 

앞서 말했듯이 수익의 목적으로 블로그를 운영하지 않다보니 키워드나 글의 품질이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수익이 무조건 이렇다라고 단정을 지을 수는 없습니다. 


지금 확인해보니 1년 동안 블로그에 쓴 글이 100개가 다 되어가는걸 보니 엄청 신경쓰며 1일 1포스팅을 하지도 않았고 그렇다고 엄청 널널하지도 않은게 딱 평범한 수준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무래도 취미로 시작한 블로그와 수익의 목적으로 시작한 블로그는 어떤 글을 쓰는지부터 글의 만듦새까지 모두 다르겠죠. 


하지만 막 애드센스를 접하시고 내가 좋아하는 글.. 예를 들어 맛집 탐방이나 일상 얘기를 가볍게 쓰면서 큰 수익을 기대하기는 힘들다는게 제 결론인거 같습니다. 그런 분야들은 이미 몇년 동안 블로그를 운영하신 분들이 계시고 아예 상업적으로 검색어 노출을 위한 포스팅을 하지 않는 이상 소소한 수익에 감사하는걸루.. ㅎㅎ


그럼 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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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자퇴에 대한 경험과 조언

"자퇴하면 되돌리지 못한다"


자퇴를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많이 충고하는 말이 아닐까 싶어요.

2016년 여름에 자퇴했고, 주변에 자퇴한 친구들을 비롯해 고등학교를 자퇴한다는 것은 무엇이며, 저의 자퇴 후 2년 동안의 경험 그리고 그 경험으로부터의 팁, 조언 같은걸 여기에 담고자 합니다.

스스로도 자퇴한지 2년이 되어가는 만큼 지나간 시간을 되짚어보고 싶고, 다른 블로그에서 자퇴와 검정고시에 관한 글을 쓴 후 많은 분들이 자퇴와 관련해 물어봐주셨기에 자퇴를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이 글을 씁니다.




Q. 나의 자퇴 경험?


자퇴하는 이유나 목적은 저와 자퇴한 제 친구들을 포함해 모두 다를테죠.

제 경우에는 중학교 2학년 정도부터 남들이 하는대로 여러 학원과 야자를 통해 대학 입시를 준비했고, 하루종일 바쁜 스케쥴에 딱히 불만은 없었지만 공부만 열심히 했지, 딱히 하고싶은게 없었기 때문에 고등학교 졸업 후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이 있었습니다.

저와 비슷한 사람들이 있을지 모르겠는데, 성적은 상위권임였음에도 불구하고 말 그대로 '좋은 성적' 만을 얻기 위해 별로 내키지 않은 과목을 달달 외워가며 시험을 쳤고, 대부분의 과목은 시험을 친 후 다 까먹어서 시험 점수 외에는 아무 것도 얻지 못하는 과정을 계속 반복하며 고등학교 1학년 1학기까지 보냈습니다. 

개인적으로 중학교에서 고등학교로 넘어오면서 크게 힘들거나 괴리감을 느끼진 않았으며 오히려 재밌었어요. 지금도 친구들 얘기를 들어보면 늘 그렇듯 빡빡한 1등급 쟁탈전 속에도 친구들이랑 있으면 즐거운 완전 평범한 학생이였던거 같습니다. 아시다시피 고등학교 부터는 학교 수업을 마친 후에도 학원이나 야자를 하면 도저히 개인적으로 뭔가를 할 시간이 안났기 때문에 책을 읽거나 하고싶은 무언가를 알아보거나 할 시간도 없었던거 같네요.

과감하게 1학기 기말고사를 버리고 도서관좀 다니면서 책을 읽다 보니까 경영학에 관심이 있다는걸 알았고, 언어도 좋아했고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공부하러 외국으로 떠나고 싶다는 마음에 싱가포르 유학을 알아봤습니다. 외동이였지만 전형적인 중산층이였고, 경영학이 유명한 영국이나 미국으로 갈 자금적 여유도, 마음가짐도 없었기에 가까운 싱가포르로 알아봤었네요. 이 싱가포르 유학에 관해선 나중에 쓰도록 하고 어쨋든, 완전히 1학기 기말고사를 다 찍고 (진짜로 태어나서 다 찍어봄), 유학을 알아본 후에 자퇴를 택했습니다.


Q. 자퇴할 때 생각해야 하는 것들?


여기까지가 간략한 제 자퇴에 대한 동기이자 경험이였고, 자퇴에 대해 많이들 묻는 질문 중에 하나가 "자퇴에 대한 두려움" 이였습니다. 아무래도 초·중·고등학교를 바르게 다니고 명문대학교에 입학해서 대기업에 취직하는게 몇 십년동안 변함없는 하나의 길이자 누구나 원하는 과정이기 때문인지 자퇴함으로서 남들과 다른 길로 빠진다는 것에 두렵고, 또 혹여나 나중에 취직할 때나 주변 지인으로부터 자퇴생이라는 차가운 시선을 받지는 않을까에 대한 두려움이겠죠. 


저 같은 경우에는 정확히 언제 싱가포르로 떠날지와 싱가포르로 유학을 가기 위해 필요한 것이 명료했고 확실했기에 자퇴를 선택하고 학교를 벗어나는 거에 크게 위축되진 않았습니다. 이유와 목표가 어떻던간에, 자퇴라는 결정은 쉽지 않은게 맞습니다. 제가 느낀 자퇴의 단점을 간략히 정리해보면,


1. 자퇴생에 대한 사회적 시선보다는 누구나 가지고 있는 중·고등학교의 추억이 없다는 것.

2. 아무리 성실한 사람이라도 학교와 학원이라는 고정된 스케쥴이 아닌 하루종일 무엇을 할 지 자유로워진다면 목표가 느슨해지고 쓸 때 없는 시간이 자주 생긴다는 것.

3. 학생이라는 소속감이 없어지고 하루하루가 빠르게 지나가다 보니 허탈하고 공허해진다는 것.

4. 진짜 예외인 경우가 아니라면 자퇴 후에 그동안 알던 대부분의 친구들과 멀어진다는 것.


등이 있었던거 같네요. 많은 분들이 자퇴하고 나면 사람들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할지와 자퇴생에 대한 약간 깔보는? 시선들에 대해 질문을 해주셨어요. 솔직히 자퇴생에 대한 '시선'에 대해서는 아무런 문제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친구들이나 주변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해봤자 나는 이미 자퇴를 함으로서 그들과 다른 길을 걷겠다고 결정한 것과 다름이 없고, 자퇴를 하고 내가 하고싶은 일을 하거나 하고싶은 것을 찾으면서 자신감과 만족감이 생기기 때문에 그런 수근거림은 가뿐히 즈려밟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자퇴하고 2년 동안 느꼈던 점은, 소속감이 없어지고 혼자 지내면서 느끼는 쓸쓸함도 크지만, 어린시절 추억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학연과 지연이 중시되는 한국에서 나만 고등학교 때의 추억이 없다는 사실은 굉장히 사람을 슬퍼지게 만듭니다. 아무리 친했던 친구들이라도 완전 남남이 되는 건 아니지만 같이 있게되는 시간이나 공감할 수 있는 요소가 없어지기 때문에 무조건 멀어지는건 사실이고, 저 같은 경우는 자퇴하고 이사까지 했기 때문에 계속해서 만나는 친한 친구들을 제외하곤 거의 연락두절이네요 ㅠㅠ.


+ 자퇴한 친구 이야기


저와 같은 시기에 자퇴했던 같은 반 친구는 아직까지 연락을 주고받고 있는데, 이 친구는 자퇴하고 1년 여를 알바하다 부모님의 성화에 못이겨 다시 복학했다가 또 적응을 못해 자퇴하고 검정고시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얼핏 봐도 비참해보이고, 대부분의 자퇴생들이 저러지 않을까라 생각해도 올해 검정고시를 패스하면 현재 고3인 제 친구들과 똑같을 정도로 큰 차이는 없습니다. 결국, 친구 얘기까지 들먹이며 얘기하려는 것은, 설령 자퇴하고 방황하거나 목적을 이루지 못했어도, 복학하거나 검정고시를 통해 충분히 남들과의 격차를 회복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요즘 고등학교 졸업하고 바로 취업했다가 원하는 공부를 하고싶어 재수해서 남들보다 3~4년 늦게 대학에 진학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한데 자퇴하고 쉬면서 좋아하는 것도 해보고 다양한 경험을 해본 뒤에 다시 복학해 고등학교를 졸업해도 별 차이도 없을 뿐더러 그 혼자만의 시간을 잘 활용했다면 남들보다 우위에 서 있을 수도 있는거 같아요.


이야기가 길어졌는데, 자퇴의 단점을 정리해보자면 위에서 말한 제 친구와 같이 자퇴하고 복학해도 충분히 남들을 따라잡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동안 알던 친구들 그리고 정말 소중한 고등학교 추억과 뒤바꾸는 것이기 때문에 기회비용을 잘 생각하고 열심히 노력해서 이 단점들을 상회하는 결과를 내느냐가 중요한거 같아요. 그래서 저에게 "자퇴를 후회하냐?"라고 물어본다면 당연히 후회하지 않고, 제가 좋아하는 경영학을 남들보다 일찍 공부하는 것은 큰 행운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한편으론 가끔씩 고등학교 생활로 돌아가고 싶을 때가 있긴 합니다. 이건 어쩔 수 없는거 같네요.. ㅎ


Q. 자퇴 후 내가 얻은 것들?


위에서 너무 자퇴의 단점들만 조목조목 모아놨죠... 자퇴를 하면서 잃게되는 여러가지가 있음에도 분명히 이보다 더 큰 장점도 있습니다. 물론 아무런 계획 없이 학교가 싫어서 자퇴하는 사람들에겐 해당되지 않지만, 자퇴하기 전에 자기가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지 설령 모를지라도 탄탄하게 무엇을 할지 계획하고 의지와 열정만 있다면 남들보다 몇 년은 앞서서 원하는 커리어를 쌓을 수 있습니다.


1. 학교생활과 입시도 분명 중요한 경험이지만, 자퇴 후에 독서, 어학공부, 어학연수, 아르바이트, 여행 등을 통해 몇 십배는 중요한 경험과 가치관을 가질 수 있음.

2. 검정고시를 통해 남들보다 보통 2년 정도의 시간을 벌 수 있고, 확고학 목표와 의지를 가지고 있다면 이 시간을 굉장히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음.


왜 위에서 단점은 4개나 썼으면서 장점은 2개 밖에 안쓰냐구요?.. ㅎㅎ

자퇴를 하는 이유와 목적은 다양할 뿐더러 개인의 가치관부터 금전적 여유까지 다양하기 때문입니다. 제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자퇴의 가장 큰 장점은 '경험'인데, 자퇴 후에 알바하며 돈 벌어서 여행이나 다니는 친구들을 절대 비난하지 않습니다 (물론 아무런 목표 없이 알바하는 자퇴생은 제외). 제 이야기를 덧붙이자면, 2016년 고등학교 1학년 때 자퇴해서 현재 제 친구들은 수능을 앞둔 고3들이죠. 고등학교를 다니다 자퇴한 경우에 검정고시 신청 자격을 얻기까지 자퇴로부터 6개월의 시간이 필요했고, 따라서 저는 유학에 필요한 영어 시험 점수부터 만들어 놓기로 했습니다. 영국계 국가에서 공인되는 IELTS라는 시험에 점수를 취득한 후에 검정고시 공부는 하지 않고 1:1 영어 회화 학원을 다니다 더 영어를 숙달하기 위해 캐나다로 떠났습니다. 3개월동안 캐나다에서 놀거 놀면서 말 그대로 외국인들이랑만 지내다 보니 말도 어느정도 튼 후에 한국에 돌아왔습니다. 돌아와서 검정고시를 한 달동안 공부한 뒤 패스하고 싱가포르로 떠나 지금 경영학 디플로마 1학년 과정을 거의 마쳐갑니다.

얼핏 읽어보면 2년동안 완전 바쁘게 쉴 틈 없이 공부만 한거 같지만 거의 몇달은 빈둥빈둥 놀았을 정도로 (사람이다 보니 게을러지네요..) 쉬엄쉬엄 보냈습니다. 중학교 3년을 보낼 때는 지금와서 기억이 거의 없을 정도로 후딱 간거 같은데 자퇴 후에 나름대로 열심히 지내다 보니 2년이라는 시간이 굉장히 길게 느껴진거 같아요. 이런 다양한 활동들로부터 얻을 수 있는 커리어도 중요하지만, 남들과 다른 결정을 내렸고 다양한 활동을 통해 얻은 경험은 무시 못할게 맞는거 같습니다.


Q. 자퇴를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중요한 점은 진짜로 '계획'이라는 겁니다. 마음가짐과 의지도 중요하지만 일단 자퇴를 결정했다는 것은 그만큼 자기가 하고싶은걸 하겠다는 의지를 이미 가지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계획을 단기·중기·장기에 걸쳐 세우고 자신이 계획한 일정을 미루는 일이 절대 없도록 해야 하는게 포인트인거 같습니다. 자퇴를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조언해주자면, 제게 이메일을 보낸 몇몇 사람들은 특히나 부모님의 반대 때문에 자퇴를 망설이는 경우가 많다고 들었습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진짜로 자퇴해 내가 하고싶은걸 해보겠다는 확고한 의지와 철저히 계획한 계획만 있으면 분명 부모님도 설득이 될 것이고 망설임이나 두려움도 없어질거 같습니다. 먼저 부모님을 어떻게 설득할지 고민하기보단, 시간이 나는 대로 내가 한국에서 가고싶은 대학이 있으면 거기에 대한 정보라든지, 외국에서 공부하고 싶다면 어떤 학교들이 있는지 (요즘 인터넷이 잘 돼서 평판, 학과, 학비부터 그 국가의 물가, 주거, 생활비까지 다 생각해볼 수 있어요) 구체적으로 알아보는게 중요한거 같습니다. 제 경우에는 부모님이 개방적인 편이라 가끔 계획에 대한 의견충돌이 일어나는 것을 제외하면 자퇴하는 거에 굉장히 긍정적이셨습니다. 따라서 엄청나게 핵심이 될 만한 포인트는 없는거 같네요. 자퇴 후 무엇을 할지에 대한 계획은 순전히 내가 책임지고 밀고 나갈지라도 금전적으로 지원해주시는건 부모님이니까 말이쥬..


또, 위에서 언급했듯이 힘들지만 한편으론 잊지 못할 고등학교 추억을 쌓지 못한다는 점이 힘들지, 자퇴생에 대한 거리낌이나 편견은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고 봅니다. 한국이라면 아직 자퇴생에 부정적인 시선을 가진 사람들이 많을 수 있는데, 자퇴를 한 후 원하는 것을 이루기 위해 정말 열심히 노력했다면 다른 사람과 대등할만한 무기를 지녔을테죠. 자기가 정말로 하고싶은게 확고하고 의지가 있다면 애초에 이러한 걱정을 하지도 않을 것 같습니다. 만약 이런 점 때문에 자퇴가 망설여진다면, 다시 생각해보거나 자퇴를 안하는게 더 나은 길이 될 것 같아요. 한국이 아니라 만약 해외로 눈을 돌린다면 자퇴생에 대한 사람들의 시선이나 취업까지도 아예 문제될게 없다고 봅니다.


결론적으로, 자퇴는 누가 보기에도 쉽지 않은 결정이고 되돌릴 수는 있으나 기회비용이 크므로 차근차근 내가 진정 하고싶은 일이 무엇인가부터 자퇴 후의 구체적인 계획까지 생각해본 후 결정해야 합니다. 부모님의 만류 때문이 아님에도 자퇴하고 내가 잘 하지 못할까봐 불안하거나 두렵다면 일단 학교를 더 다니면서 고심해보거나 정규 고등학교 과정까진 마치고 원하는 진로로 가는게 맞다고 봅니다. 고등학교 친구들의 인맥이나 추억도 물론 중요하기 때문이지만, 자신이 할 수 있을지 불확실할 경우 안정적인 학교생활을 하며 정보를 더 모으거나 계획을 더 구체화시키고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실천하는게 더 리스크가 적기 때문이에요. 


그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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